[조미란의 다도향기3] 차 자리에서 행다(行茶)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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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BCB포럼 조회 40회 작성일 25.07.08 10:56본문
- 입력 2025.07.01 08:47
- 수정 2025.07.01 13:52
차, 발효 정도에 따라 우리는 물 온도 다르다
차 자리에서 차를 준비하고 우려내어 마시는 과정을 ‘행다(行茶)’라고 한다. ‘행다’란 곧 ‘차를 행한다’는 뜻으로, 여기서 ‘행(行)’은 실천을 의미하고, ‘다(茶)’는 차를 뜻한다. 이 용어는 중국 당대(唐代)부터 사용되었으며, 차를 통한 예(禮), 정신적 수양을 중시하는 전통 차 문화에서 유래했다.


한국다도협회 설송다례법에 의하면, 행다는 차를 마실 때 행하는 차 다루는 법과 관계되는 제반 다사법(茶事法) 및 이에 수반되는 예의범절과 다구(茶具)의 사용, 차를 대하는 태도, 분위기까지 차 문화 전반의 깊이와 풍요로움을 아우른다. 이러한 행다의 과정은 찻자리의 품격을 높이고, 일상 속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정신적 수련의 의미도 담고 있다. 따라서 행다는 차의 맛과 향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행다법은 불교식과 유교식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으며, 그 질적 특성에 따라 실용다법(實用茶法)과 생활다례(生活茶禮), 의식다례(儀式茶禮)로 나눌 수 있다. 의식다례는 다시 기본의식다례와 구상의식다례(具象衣食茶禮)로 세분되며, 구상의식다례에는 추모헌다례, 접빈다례, 경축다례 등이 포함된다.
특히 현대에 적용되는 실용다법과 생활다례는 행다의 간소함을 특징으로 한다. 일반인들은 3~4인 이상의 손님, 또는 그 이상의 손님이 모였을 때 이러한 다례를 행한다. 이는 특별한 격식이나 절차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차 자리의 아취는 다소 적을 수 있으나 자연스럽고 편안한 마음으로 행다를 할 수 있다. 또한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쉽게 차를 마시는 행위와 차 예절을 익힐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다례의 실천 과정에서 행다인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핵심 덕목이 있는데, 설송다례법의 다례칠칙(茶禮七則)이 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첫째, 다도정신의 존중(茶道精神尊重)이다. 차를 달이고 마시는 모든 과정에서 중화(中和)와 중용(中庸), 즉 '중정(中正)'의 정신을 바탕으로 균형과 조화를 추구한다. 이는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절제와 균형을 통해 마음과 행위를 바로 세우는 태도를 의미한다.
둘째, 전통의 존중과 온고지신(溫故知新)이다. 옛 차인들이 이어 나온 전통을 존중하며, 옛것을 익히고 새로움을 더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로 차 문화의 가치를 계승하고 발전시킨다. 셋째. 예절(차예절)의 존중이다. 차를 대하고 나누는 차 자리에서는 예의와 격식을 중시하여,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마음을 실천한다. 넷째, 과학적 태도의 존중이다. 차의 보관, 물의 온도, 차를 우리는 양 등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존중하여, 최적의 맛과 향을 이끌어낸다.
다섯째, 법도(法度)의 존중이다. 정해진 행다의 절차와 규범을 존중하여, 각 단계마다 질서와 품격을 지킨다. 여섯째, 청결(淸潔)의 존중이다. 정결함을 중시하여, 찻자리와 다구, 그리고 마음까지 맑고 깨끗하게 유지한다. 일곱째, 조화미(調和美)의 존중이다. 차, 물, 다구, 손님, 공간의 분위기와 더불어 인간의 마음과 몸까지 아름다운 조화를 지향한다. 이는 차 문화의 궁극적인 미학이자, 일상의 품격을 높이는 길이다.
행다를 잘하기 위한 주요 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차도구이다. 차 자리에서 사용하는 다기(茶器)는 차의 맛과 향을 좌우한다. 가장 핵심적인 기물은 차 주전자이다. 차를 우리는 다기로, 다관(茶罐)이라고도 한다. 보통 도자기를 쓰며, 차의 종류에 따라 유리와 자사(紫砂) 재질을 사용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찻잔이 있다. 또한 차의 종류에 따라 도자기, 유리, 자사 재질로 된 잔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차반, 차행주(다건), 차허(차 접시), 차시(차 숟가락), 차침, 숙우(물 식힘 사발), 퇴수기(물 버림 사발), 화로(찻물 끓이는 용도) 등이 있다.
둘째는 차 우리기이다. 차를 우리는 과정은 차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주요 절차는 차 주전자와 찻잔 예열, 찻물 끓이기, 투차(찻잎을 차 주전자에 넣기), 차 우리는 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차는 발효정도에 따라 6대 차류(6大茶類)로 구분되며, 각 차를 우려낼 때는 찻잎의 양, 물의 온도, 그리고 우려내는 시간이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 세가지 요소의 조화는 차의 풍미와 향을 극대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다만, 차의 종류와 개인의 취향,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세 가지 요소는 조절할 수 있다.
차의 발효 정도에 따른 6대 차류의 1회 기준 우리기 예시
위 표와 같이 녹차, 백차, 황차, 홍차는 비교적 연하게 우리고, 청차와 흑차는 진하게 우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향이 강한 청차나 발효도가 높은 흑차(보이차)는 찻잎의 양을 늘리고 물의 양을 줄여 진하게 우려내면, 풍미가 살아나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모든 차가 100℃의 끓는 물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차의 종류에 따라 끓인 물을 식혀 사용하기도 한다. 완전 발효차인 홍차나 흑차를 제외한 녹차나 약하게 발효한 차는 물의 온도가 너무 높으면 찻잎과 찻물이 누렇게 변해, 본래의 맛과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게 된다.
차 연구자들에 따르면, 차에 함유된 각종 성분은 추출률이 다르며, 가장 빠르게 추출되는 성분은 아미노산과 비타민 C이다. 그 다음으로는 카페인, 폴리페놀, 용해성 다당 등이 추출된다. 찻잎을 물에 담그는 시간이 길어지면 카페인과 안토시아닌 성분의 추출이 계속되어, 찻물이 쓴맛(떫은맛)이 강해져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기대치는 떨어진다.
이와 같이 찻물의 온도는 찻잎의 발효 정도와 찻잎을 채취한 시기에 따라 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햇차라도 곡우(穀雨) 무렵 일찍 채엽한 여린 잎은 끓인 물을 바로 사용하지 않는다
셋째는 차 마시는 예절이다. 차를 마실 때의 예절도 중요한 요소이다. 전통 차 자리에서는 찻잔을 잡는 법과 차를 마시는 방법, 그리고 자세가 조화로워야 한다. 특히 차를 마실 때 찻잔을 두 손으로 잡고, 가볍게 들어 올려 차의 색을 보고 향을 맡으며, 차의 맛을 느끼고 음미한다. 한 잔의 찻물은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차를 마실 때 세 번에 나누어 마시는 예절은 실제 전통 다도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첫 잔은 입을 적시고, 두 번째 잔은 맛과 향을 음미하며, 세 번째 잔은 편하게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넷째는 감사의 인사이다. 차를 우려내는 팽주(烹主)와 차를 대접받는 손님이 서로 나누는 감사의 인사는, 품격 있는 언어적 표현은 물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과 예의에 맞는 행동을 겸비해야 그 의미가 온전히 전해진다.

차 자리에 앉아 행다를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차의 본질과 자연이 지닌 섬세한 아름다움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함께 차를 나누는 이들과의 깊은 유대와 교감을 한층 더 돈독히 할 수 있다. 행다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차를 매개로 마음과 몸의 평온을 도모하고, 일상 속에서 예절과 배려, 그리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실천하는 데 있음을 일깨워준다.
정성스럽게 차 자리를 마련하고, 차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법에 따라 행다를 행하는 일은 차를 마시는 이들에게 깊은 만족과 기쁨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차의 세계에 온전히 몰입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Space Ne'Art 운소당⦁차문화테라피연구원 조미란 원장( yeongseo3002@naver.com)

출처 : http://www.gb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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